봉제의 나라가 브랜드의 나라가 되어 가는 도중에 —— 호치민, 재봉틀 소리와 트렌드의 빛
호치민에 살다 보면, 옷과의 거리감이 일본과 조금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옷을 산다"는 것만큼이나 "맞춘다"는 선택지가 아주 자연스럽게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천을 가져가면, 동네의 맞춤 양복점에서 옷으로 만들어 줍니다. 며칠 후에는, 내 몸에 꼭 맞는 옷이 돌아옵니다. …이게 참 감동이랍니다.

⚫️ 러프한 디자인이라도 충분히 전달돼요. 가격도 부담 없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원단이 엄청나게 싸냐고 하면 꼭 그렇지도 않아요. 그리고 원단 고르기는 미로 그 자체예요. 시장에는 눈이 어지러울 만큼 천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죠. "이거 멋진데!" 하고 생각한 다음 순간, "아니, 너무 화려한가?" 하며 냉정해지고, 또 다른 천을 넘겨보게 돼요. 주인과의 흥정도 필요하고, 디자인을 전하는 것도 완벽하게 되지는 않아요. 하지만 일본에는 없는 색과 질감이 있어서, 고르는 즐거움이 확실히 있어요. 그리고 재봉은 실패도 해요. 하지만 뜻밖의 성공도 하고요. 그게 또 재미있어서… 무엇보다, 내 몸에 딱 맞는 옷은 참 편안해요. 이 감각을 알게 되면, 기성복에 몸을 맞추던 때보다 조금 자유로워진 기분이 들어요.

⚫️ 작업대 옆에 음식 봉지가... 베트남에선 흔한 일이죠~ 오늘도 원피스 하나가 완성됐어요. 뗏(설) 여행용으로 맞춘 한 벌. 부부가 함께 단골로 신세를 지고 있다 보니, 제 취향도 잘 알아줘요. …그렇다고 완벽한 건 아니에요. 이번엔 주머니가 생각보다 작았어요. 요즘은 휴대폰이 들어가는 큼직한 주머니가 기본이잖아요. 이렇게 내 취향대로 옷을 맞출 수 있다는 건, 지금의 일본에선 꽤나 사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호치민에서는 아직 그것이 생활 속에 남아 있어요. 문득, 일본도 옛날엔 이랬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돼요. 쇼와 시절엔 거리에 양장점이 있었고, '오하리코 씨'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재봉틀을 밟고 있었죠. 이웃 사람이 "이것 좀 고쳐줘" 하고 부탁하러 오는 일도 흔했고, 옷은 아직 '대량 소비의 물건'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었어요.

⚫️ 물방울무늬 좋아해요. 레트로한 건 특히 더 좋아하고요. 지금 베트남은 그 재봉 문화를 그대로 간직한 채, 빠르게 "브랜드 소비" 사회로 향해 가고 있어요. 젊은 세대는 SNS로 세계의 트렌드를 순식간에 받아들이고, 국산 브랜드도 기세를 더해가고 있죠. 외국 디자이너들의 가게도 꽤나 많이 늘어났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베트남에서 지은 기성복을 보며 "왜 이런 모양이지~", "여기에 슬릿을 넣는다고?" 하고 투덜투덜거렸는데, 요즘은 그게 "어라? 멋진데!!"로 바뀌었어요. 참신한 디자인에 깜짝 놀라는 일이 많아요. 이야, 젊은 친구들은 즐겁겠네요. 새로운 디자인이 계속해서 들어오니,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견딜 수 없는 매력이죠. 월급도 조금씩 올라서, 자유롭게 옷을 고를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는 거겠죠. 봉제의 토대가 있는 나라이기에 이렇게 대담한 디자인도 성립하는 걸까요. 관광객들이 베트남 브랜드를 손에 드는 장면도 자주 눈에 띄어요. SNS로 검색해 보면 인기 브랜드가 잔뜩 나와요. 좋아하시는 분들은 부디 한번 둘러보세요. 예를 들면 이런 브랜드요. 일본에서도 업무용, 평상복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https://libeworkshop.com/ 재봉사의 조용한 미싱 소리와, "지금"을 파는 디자이너 숍. 그 둘이 같은 거리에 공존하고 있어요. 호치민, 이거 참~ 힘이 넘치는구나~ 하고 그저 감탄할 따름이에요. 이주 생활 랭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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